실버바1KG 투자 후기, 은 지금 절대 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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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에서 잊지 못할 투자 중 BEST 3을 뽑으라면 그중 하나는 '실버바 투자'였다.

최근 신문기사를 보니 은으로 대거 투자자들이 몰려 장중 한 때 10% 이상 급등했다고 한다. 단전 깊은 곳에서 헛웃음이 나왔다. 왜냐고? 궁금하면 500원~(농담), 은 투자는 세월을 거슬러 2008년으로 간다. 200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서브프라임 사태(미국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모기지론의 부실화)로 이어지는 최악의 경제상황이었고, 나는 취업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는 시기였다.

 

실버바 투자 후기

 

전문가의 한마디 "은투자는 지금이 타이밍입니다!"

몇 번의 낙방끝에 200여 명 규모의 IT회사에 취업을 하고 첫 월급으로 받은 돈이 '150만 원'이었다. 어떻게 월급을 모을까 하다가. 회사 근처 '명동'에 있는 저축은행에 가서 6.2%짜리 특판 적금을 들었다. 우대금리를 어떻게 보장해 줬냐면 '신규 가입자 5명'을 유치하는 조건이었다. 1년 이후에 받은 금리는 만족스럽지 않았고 조금 더 적극적인 투자 상품을 보다가 우연히 TV를 보다가 경제 TV 전문가의 말에 솔깃했다. 

그 전문가에 말은 디플레이션(물가가 하락에 따른 장기간 경기침체 현상) 상황에서는 금, 은 같은 실물자산에 투자를 해보라는 것이였다. 보통 자신의 투자철학은 부모를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게 가장 좋고, 그다음이 다양한 책을 통해 분별력을 갖는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열심히 모으고 저축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왔기에 내재된 투자의 기본값은 '저축'으로 세팅되어 있었다. 그런 나에게 '은'투자는 속칭 '대박' 상품이라 생각되었고, 전문가에 말은 너무 달콤한 속삭임으로 다가왔다. 그래 이거야! 하고 2달치 월급인 300만원을 가지고 종로 3가에 있는 '실버바' 매장을 찾아갔다.

 

사회초년생, 2달치 월급을 가지고 종로3가로 향한다.

내가 원하는 건 1kg(1,000g) 실버바 였다. 구입은 전혀 어렵지 않았고 내가 준비할 거라곤 신분증, 현금 300만 원 딱 2개였다. 실버바는 나중에 팔 때 재매입이 가능한 곳으로 해야 제 값을 받을 수 있었기에 매장과 쇼핑몰 2가지를 다 운영하는 곳을 찾았고, 회사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종로 3가였다. 구입 당 시 실버바 1개 가격은 120만원 이였고, 실버바 2kg와 나머지 돈으로 100g짜리 실버바를 5개까지 총 2.5kg를 구매했다. 가방에 실버바를 넣자, 무게가 상당했다.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안에서 내 눈은 주변을 사주 경계하기 바빴고, 가방을 움켜쥔 손에는 살짝 땀이 흘렀다. 무사히 집으로 도착해서 케이스를 열었을 때 마음은 '정말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실버바의 은빛은 강렬했고, 꽤 묵직한 실버바를 가지고 가족에게 자랑했던 기억이 난다.

 

헉.. 갑자기 '은 가격이 급등한다.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

2011년이 되자 은 가격이 급격하게 오른다. 원만한 상승곡선이 아닌 거의 수직에 가까운 상승. 가격이 오르자. 너무 팔고 싶어 진다. 아직 손에 쥔 수익은 없었지만 나 스스로에게 대견해하며 점심식사 후 커피값은 자연스럽게 내가 계산을 했다. 다음 날에도 친한 동료 몇 명과 종로 3가에 유명한 보쌈집에서 거하게 한잔하고 내가 계산한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상황이었다. 투자로 수익을 본 분들이라면 이해가 충분히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옷장에서 있던 실버바 1.5kg를 과감하게 처분하고 대략 60만 원 정도의 실버바 투자수익을 보게 되었다. 돈 벌기가 이리 쉬운 건가..?

 

그리고 12년이 지났다. 차라리 삼성전자에 넣어놨더라면...

실버바 12년 투자후기

12년을 기다렸고, 2020년에 가지고 있던 1kg 실버바는 결국 60만 원가량에 손해를 보고 처분을 했다. 12년 동안 300만 원을 투자하여 내가 얻은 수익은 '0원'인 셈이다. 팔았던 결정적인 이유 중에 하나가 이사를 자주 다니다 보니 귀금속을 집에 모아 두고 있는 것 자체가 은근 부담이었고, 자꾸 떨어지는 가격을 보니 정말 이러다가 녹여서 은 수저로 써야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되었다. 결국 작은 반등을 줄 때 팔게 된 것이다.

 

최근 은 가격을 보면 고점 대비해서 아직 반쯤 올라온 듯하다. 누구는 지금이 기회라며 외치고 있지만 '은'은 내 투자성향과 맞지 않았고 남에게 추천하지 못하는 상품이었다. 저점에 잡아서 고점에 팔았어야지 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다만 실물자산에 투자해야 할 시기는 관심을 받을 때가 결코 아니라는 점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 그냥 삼성전자에 넣어놨더라면...

실버바 1kg를 팔았을 때 가격

 

은(실버바) 투자 시 꼭 고려해야 할 사항!

 

1. 부가세 10%, 가공비용은 구입 가격에 포함이 된다.
>> 샀다가 바로 팔 경우에는 무조건 손해를 보게 되니 유의할 것(단기 투자로는 적합 X)

2. 구입 후 매입을 100% 보장하는 업체에서 구매할 것
>> 한국 금 거래소, 직접 제조하고 유통하는 회사 제품을 추천

3. 순도 999.9% 이상의 실버바를 구입할 것

4. 은은 산화가 되기 때문에 색 변질을 완벽히 막지 못한다.
>> 위 경우에는 교환 및 환불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구입 시 꼼꼼하게 체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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